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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미국 이야기/임신.출산.육아 in 미국

아빠는 한국 출장 중... 아빠없이 2주 버티기

갑작스럽게 남편이 한국을 다녀오게 되었다. 같이 갈까 했는데, 겨울방학이라 자리는 가운데 한 좌석씩만 비어있는 상황. 그냥 남편 혼자 후딱 가서 볼일 보고 오고, 나는 미국에 남아 스노기와 2주 동안 있기로 했다. 대신 그 동안 스노기는 데이케어에 좀 길게 보내기로 하고 말이다. (2주 동안 데이케어비 깔끔하게 90만원 나감!)


출국 직전, 남편은 타이어 바람 넣고, 헤드라이트 램프 교체하고, 코스트코에서 장 잔뜩 봐놓고 최대한 많이 도와주고 갔다. 특히 출발하는 날 새벽에 밥솥에 밥까지 해놓고 떠났다. (물론, 반찬은 없고 밥만ㅋ)


사실 2주 동안 낮에는 괜찮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노기 아침밥 먹이고, 데이케어 도시락 싸고, 옷 입히고, 고양이 세수 시키고, 나도 세수하고, 옷입고, 기저귀 챙겨서 데이케어 라이드 해주고 집에 온다.

집에오면 설거지하고 나 아점먹고 나 샤워하고 빨래 돌리고 틈틈히 지난 여행 사진 정리하다보면 어느덧 픽업시간!

데이케어에서 픽업해와서 놀다가 저녁 먹이고 설거지하고 목욕시키고 잠을 재운다.


솔직히 남편없으니 밥은 대충 먹으면 되지... 애는 데이케어에 길게 가있지... 더 편했다 ㅋㅋㅋㅋㅋ



문제는 밤에 잠을 잘 때였다. 잠을 잘 못잤다. 자꾸 울기도 하고 새벽에 깨기도 했다. 아빠는 여섯밤 자면 올꺼야, 세밤자면 올꺼야 하며 달래주기도 했고, 한밤중에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마지막 날에는 아빠 오늘 밤(밤 12시)에 올꺼니까 미리 자고 있자 이야기했는데... 이날은 밤 10시까지 불켜놓고 안자고 버텼다 ㅡ,.ㅡ 이정도의 문장까지 이해할 수 있는지 몰랐음...


하지만 이상하게 낮에는 아빠와 영상통화하면 화를 냈다. 소리를 지르고 고개를 홱 돌리고 종료버튼을 눌러댔다. 왠지 아빠에게 화가 났었나보다.



그래서 하루는 남편이 '우리 스노기 주려고 아빠가 선물 샀어요~ 집에 가서 줄께요~'하면서 이 스티커들을 보여줬는데... 이날 이후로 낮에도 영상통화할 때 화를 내지 않았고 매우 아빠를 반가워했다.



매일 밤 외에도 이틀 내내 함께 해아하는 주말도 있었지만 마트 돌고 칼바람 맞으며 동네를 배회하며 어찌어찌 2주를 무사히 보냄!



오히려 남편이 도착하는 날 고비가 찾아왔다. 어마무시한 폭설이 내린 것이다. 스노기 픽업 시간이 하필이면 눈이 펑펑 쏟아질 때였다. 뒷유리에는 눈이 쌓여 뒤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고,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지경이었다. 오는 길에는 눈이 쌓여 커브길에는 차가 미끄러졌다. 15분이면 오는 길이 35분이나 걸렸다.


정말 사고라도 나지 않은 것이 기적... 눈오는 동네 사진을 찍어 남편에게 '당신의 아내와 아들이 죽지 않고 집까지 온 것에 감사하라'는 메세지를 보냄. 하지만 이내 남편이 탄 비행기가 우리 동네 공항에 무사히 착륙해야할텐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다. 감사하게도 남편의 비행기는 제 시간에 공항에 착륙했고, 오랜 기다림 끝에 우버를 탈 수 있었다고 한다. 



남편이 도착한 날 아침, 스노기는 바로 여행용 가방을 뒤지며 본인의 선물을 찾아내고 매우 좋아했다. 아빠가 늦잠 자는 동안 씐나게 스티커 놀이를 함.



남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폭풍 육아. 그리고 아빠가 집에 와서 씐난 스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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