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까지 가는 건 유나이티드 UA 항공으로, 오는 건 델타로 예약을 했다. 지난 번 하와이 여행에서 유나이티드 항공사로부터 $75씩 바우처를 받았는데, 이걸 소진하기 위해서였다. (관련글 : [빅아일랜드 여행 2] UA 유나이티드항공 힘겨웠던 국내선 이용 후기


유나이티드는 승무원들에게 친절함을 기대하기 어렵고, 고압적으로까지 느껴지기도 하는 항공사이다. 보통 한국에 소개되는 미국 항공사에서 승객을 끌어내렸다던지(?) 제압했다던지 하는 사건들은 대개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일어나니까 ㅎㅎ


우리의 일정은 동네 공항-시카고 오헤어 공항-칸쿤 이렇게 1번 경우하는 것이다. 중간에 비행 스케줄까지 변경되면서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무려 4시간이나 대기를 해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두 번의 비행과 1번의 공항 대기를 위해 준비한 짐이다. 기내용 캐리어 하나에 액상 분유, 파우치형 이유식, 과자, 기저귀, 물티슈, 장난감, 아기띠, 여유분 옷 등 필요한 짐을 다 넣었고, 에코백에는 그때그때 필요한 물건을 소량 넣어 좌석 아래에 두었다.



유모차는 필수이다. 아기 무게는 벌써 10 Kg에 육박하기 때문에 안고 다니다가는 팔이 떨어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아기 말고도 짐이 많으니까. 이번 여행에서 쓰려고 등받이가 아예 눞혀져 잠을 재울 수 있는 가벼운 유모차를 중고로 샀다.


유모차는 게이트까지 가지고 나가 비행기 탑승 직전 비행기 문 앞에 내려두고 탑승하고, 내릴 때도 비행기 문 앞에서 받아가면 된다. 갈아탈 때마다 유모차를 맡기고, 받으면 된다.



유나이티드는 좌석 간격이 좁고, 아이 동반 승객도 많고... 아무튼 카오스다. 그래서 칸쿤행 비행기에서는 웃돈을 주고 Economy Plus로 업그레드를 했다. 이코노미 플러스의 장점은 좌석 간격이 넓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 이코노미 석은 만석이 되어도, 플러스 석은 자리가 비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아기가 내는 작은 소음에 엄마인 나도 덜 민감하고, 주위 승객들도 덜 민감해진다. 또한 음료서비스를 가장 먼저 받기 때문에, 뒷 사람들이 음료 받느라 꼼짝 못하는 동안 화장실 가서 여유있게 아기 똥기저귀도 갈고 올 수 있었다.



비행기 좌석은 3-3 배열이었는데, 우리 쪽 3좌석에는 우리 부부만 표를 샀고, 하나가 비었다. 덕분에 아기는 가운데 한 좌석을 차지하고 앉을 수 있었다.



이건 탑승하면서 받은 유아용 구명조끼.


아기가 잠시 자는 동안, 음료를 마셨다.


아기는 비행기에서 깊이 자지는 못했지만 한 번에 40분 정도는 낮잠을 자주었다. 그리고 대개 얌전히 잘 있었다. 좌석 테이블을 만지고, 창밖을 구경하고, 안내 책자를 만지작 거렸다. 중간중간 분유도 먹고, 파우치형 이유식도 먹었다. 내가 잠시 쉬는 동안에는 아빠가 아기를 데리고 공놀이를 하며 놀아주었다.


이륙과 착륙 할 때는 과자를 주었다. 분유 시간대와 이착륙 시간대를 맞추기가 쉽지 않고 배가 부르면 분유를 거부하기 때문에 과자를 주었다. 뭐라도 먹으면 나니까. 



시카고에서 경유할 때는 라운지를 이용했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아기를 바닥에 앉혀 마음껏 주변을 탐색하게 했다. 아기띠를 하고 라운지를 돌며 구경시켜주기도 했고, 기저귀 갈고, 라운지에서 주는 빵이나 과일을 먹이고, 분유 먹이고, 놀아주다보니 어느 덧 다음 비행기를 탈 시간이 되었다.


사실 아기와의 비행이 수월했던 이유는... 바로, 우리 아기는 아직 기지 못해서 였던 것 같다. 기기 시작하면 보통 복도를 기어다니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아기는 혼자서 움직일 생각이 없어서 한 곳에 가만히 두면 되고, 본인 손이 닿는 곳만 탐색하면 되니 편했던 것 같다. 아기와의 여행을 고민하는 분들은 혼자서 기기 전에 얼른 다녀오세요~!

신용카드를 발급하며 받은 마일리지를 활용하여 유나이티드 항공편을 예매해 하와이에 갔어요. 마일리지가 한 항공사껄로는 부족해서 갈때는 유나이티드로 올때는 델타를 이용했습니다. 사실 유나이티드는 미국 내 항공사 랭킹에서는 늘 하위권이랍니다. 랭킹만 보면 스피릿 Spirit, 프론티어 Frontier와 같은 울트라저비용 항공사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죠.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왜 유나이티드가 Worst 리스트에 늘 상위권으로 등극하는지 뼈져리게 깨닫게 되었답니다 ㅠㅠ


일단 문제의 시작은 제가 사는 공항에서 비행기가 무려 4시간 반이 연착된 것입니다. 원인은 전날 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영하 20도) 새벽 비행기 뒷부분 화장실의 물탱크가 꽁꽁 얼어서이지요. 옆 게이트 델타 Delta 비행기는 잘만 날라가는데, 하염없이 4시간 반을 손바닥만한 시골 공항에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아니 날이 추우면 수돗물을 졸졸 틀어놓고 자야지' 하며 게으른 직원 원망하고 하염없이 오전시간을 보냈습니다. 무려 덴버 Denver와 샌프란시스코 San Francisco에서 2번이나 환승을 해야하는 상황이었고, 뒷 비행기를 놓치는 것은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둘째날 제일 비싼 호텔 잡아놓고, 만삭 사진 찍으려고 준비했는데 모든 일정이 꼬이려는 상황.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공항왔는데, 4시간 반 연착 ㅠㅠ]


4시간 반만에 비행기를 타기는 했지만 문제는 연결편. 어마어마하게 긴 유나이티드 커스터머 센터에서 줄 1시간 서서 겨우 티켓 받아들고 덴버 Denver에서 샌프란가는 비행기를 웨이팅 리스트로 기다렸다가 보딩 막판에 겨우 탔습니다. 커스터머 센터는 어느 공항이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어요. 일단 1시간은 기본. 


샌프란까지는 어찌어찌 갔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코나 비행편 출발 5분 전에 샌프란에 도착한 거였어요. 광야와 같은 샌프란 공항을 뛰다시피 가서 정말 비행기 도어 닫기 직전에 들어갑니다ㅠㅠ 솔직히 5분만에 비행기 탄 것도 기적이었어요. 미국 사람들이 참 배려심이 있고 여유가 있는게 승무원이 연결항공편 타이트 한 승객을 위해 다른 사람들은 기다려달라고 방송했는데, 정말 연결항공편 급한 사람들만 일어나서 먼저 나왔어요. 조급해하는 저를 가르치며 '저 레이디한테 양보를 해줘야해'라며 일어서던 아들을 제지해준 아줌마도 있었구요 ㅎㅎ 한국에서 미국 올때도 샌프란에서 갈아탔었는데요. 성격급한 한국 사람들이 많았던 항공편이라서 승무원이 급한 사람들한테 양보해달라고 방송해도 전원이 동시에 벌떡 일어서서 나오고 그랬었지요. 아무튼 이날의 휴유증으로 그날 밤 쥐나서 배불뚝이 임산부는 고생하고 ㅠㅠ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였어요. 사람은 5분만에 빛의 속도로 달려서 비행기를 탔지만... 우리의 짐은 5분 만에 비행기를 타지 못해 코나로 오지 못하고 샌프란에서 계속 표류하고 있었다는거. 덕분에 하와이에서의 첫날, 남편은 때양볕 속에 기모 티셔츠를 입고 다녔답니다.



웨이팅 리스트로 기다렸다가 겨우 탑승한 샌프란시스코 행 비행. 감사하게도 이코노미 플러스 Economy Plus에 앉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때만해도 이코노미 플러스가 뭐가 좋은지를 잘 몰랐다죠ㅎㅎ 그냥 좀 넓은 것 같다... 이랬는데. 정말 장거리 비행에서는 너무너무 유용한 좌석이랍니다 ㅠㅠ 어찌나 쾌적하고 공기도 상쾌했던지.



짧은 다리를 70도 정도 기울이면 쭉 펼 수 있구요. 확실히 답답함이 덜한 좌석입니다.



짧은 비행기에는 좌석 모니터가 없구요. 대신 개인 기기(휴대폰 등)를 이용해 무료로 영화 등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의 정신력의 한계를 시험했던 샌프란-코나 비행. 장거리 국내선 비행에는 좌석 앞에 모니터가 있고, 담요도 줍니다. 그런데 어차피 모니터는 돈을 내야하기 때문에 화면 꺼버렸구요ㅎㅎ (밤 비행기라 피곤해서 눈만부심) 


이코노미 플러스가 아니라 그냥 이코노미인데 좌석이 정~말 좁습니다. 이렇게 좁은 좌석은 스피릿 Spirit 이후 처음이었어요. 거기에다가 덩치 큰 백인 아줌마 아저씨들로 좌석이 꽉꽉 차고, 그 무릎 위에 아기들까지 앉으니 비행기 안에서 더위를 느낀 것도 처음이었고, 산소가 부족하다는 기분이 든 것 또한 처음이었습니다. 아기들은 빽빽 울고, 숨은 차오고 정말 마지막 2시간은 한계가 오더라구요 ㅠㅠ



3번의 비행에서 모두 음료와 간식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식사는 사먹어야하구요. 음료 달라고 할 때는 그냥 캔째 whole can 달라고 해서 마셨습니다. 2016년부터 주기 시작한 간식은 와플이나 프레즐 정도인데 그냥저냥 먹을만했어요. 


코나 공항에 도착해서 한참 기다려도 짐이 나오지 않아 다시 커스터머 센터가서 짐의 행방을 찾고, 호텔 주소 알려주고 왔습니다. 짐은 그 다음날 밤에 호텔로 왔어요 ㅠㅠ 그 덕에 수영복도 없고, 화장품도 없고, 반팔옷도 없이 하루를 보내게 되었네요. 결국 홈페이지를 통해 컴플레인하고 말았답니다. 몸이라도 제 때 온 것에 감사해야하나...




여행 후, 유나이티드 홈페이지에 컴플레인을 했더니 1인당 $75씩 바우처를 보내주었습니다. 유효기간이 1년인데... 과연 간난쟁이를 데리고 그것도 UA를 또 이용할 것인가! 아마 바우처는 쓰지도 못하고 그냥 버려지게 될 것 같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