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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미국 이야기/유학생 와이프 일기

[유학생 와이프 일기] 가난의 무게

한국은 주거 지역 틈틈이 미용실도 있고, 마트도 있고, 편의점도 있고, 식당도 있지만 미국은 주거 지역과 상업 지역이 참으로 철저하게 구분되어있다. 그래서 내가 사는 집에서 제일 가까운 마트나 편의점까지 다녀오려면 운전을 해도 최소 왕복 30분이 걸린다. 서울에서 살 때는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 내에 편의점 3개, 약국 2개, 슈퍼 2개, 빵집 2개가 있던 것과는 아주 대조적인 삶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미국에서는 식품 사막 Food Desert인 지역이 있다. 즉, 건강한 식품(신선한 야채와 과일 등)을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살 수 없는 경우이다. 미국 가정의 2.2%가 1마일 이내에 신선한 식품을 파는 상점이 없거나 차가 없다고 한다. 이런 경우, 대개는 주유소 Gas Station에 있는 편의점 같은 곳에서 음식을 사 먹게 되는데, 이런 편의점은 대개 감자칩, 탄산음료와 같이 몸에 안 좋은 정크푸드를 취급한다.


Kesslers Grocery



그래서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은 신선한 음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고, 대개 몸에 안 좋은 가공식품의 가격이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에 살이 찌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L짜리 탄산음료 1병을 $1에 살 수 있지만, 떠먹는 요구르트 작은 한 컵도 역시 $1씩이나 한다. 돈이 없다면 자연히 간식으로 몸에 안 좋은 식품을 먹게 된다. 반면, 부자일수록 홀푸드 Whole Foods(유기농 식품 체인) 같은 곳을 이용하거나, 시간을 내어 운동을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에 날씬하다. 내가 사는 도시의 아주 일부 지역에도 신선한 음식에 접근하기 힘든 지역이 있어, 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기부받아 주는 단체들도 있다.



나는 캠퍼스 타운에 살고 있어 이야기만 들었지 실제로 보거나 경험한 적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볼일이 있어 평소에는 가지 않던 South 지역을 가게 되었고, 그곳의 마트를 들려 장을 보았다. 그곳에서 만난 가족의 이야기를 오늘 소개해본다.


아이들을 위한 신선한 우유와 야채 몇 가지를 사기 위해, 버스를 타고 멀리까지 와야 했던 아기 엄마. 작은 아기는 태어난 지 갓 1~2달도 안되어 보였다. 신선한 식재료를 사는 것 같이 사소한 일조차 버거운 일이니, 그녀에게 몸매 관리나 심적인 여유를 갖기를 기대한다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