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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미국 이야기/유학생 와이프 일기

[유학생 와이프 일기] 한국인은 깔끔쟁이

아무래도 한국인보다는 미국인들이 위생적인 부분에서 자유로운 면이 있다. 그래서 대체로 미국인들은 한국인보다 별로 깔끔하지가 않네?라는 생각을 하기가 쉽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절대적으로 한국인에 비해 깔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단지 뭐랄까... 그 기준이 우리네와는 사뭇 다르다고나 할까? 오늘은 내가 느꼈던 위생에 대한 미국인의 색다른 관점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출처 : NBC


내가 즐겨보는 미드 빅뱅이론 The Bigbang theory의 등장인물인 쉘든이다. 세균 공포자 Germ Phobia이자 결벽증적인 성격이 있는 인물이다. 발등을 외부에 노출시킬 수 없어, 평생 쪼리 한번 신어보지 못한 인물이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결벽증을 가진 사람 치고는 참 놀랄만한 그의 행동 2가지가 있다.



1. 공용 세탁기 사용


하나는 바로 공용 세탁기에서 옷을 빠는 것이다. 쉘든이 그토록 무서워하는 감기 바이러스가 잔뜩 묻은 옷을 누가 그 세탁기에설 빨았을지도 모르는데 용감도 하셔라. 그리고 세탁기를 얼마나 정기적으로 청소하는지도 모르면서 쉘든은 뭘 믿고 자신의 속옷까지 빨 수 있는 걸까?



미국의 많은 아파트들은 공용 세탁기를 사용한다. 당연히 비용을 절감하고 관리를 용이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가격이 비싼 아파트는 당연하지만 개별 유닛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설치되어있다.) 반면, 한국은 아주 작은 원룸 조차 개별 세탁기가 설치되어 있으니 단순히 비용 문제라기보다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고 봐야겠다.



그러다 보니 많은 한국 유학생들의 경우 공용 세탁기를 이용하기가 선뜻 쉽지 않다. 특히나 아기가 있는 경우는 더하다. 옆집 아저씨의 팬티와 양말을 빨던 세탁기에 우리 아기가 물고 빠는 가재 수건을 빤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든다. 특히나 미국 화장실은 건식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대개 화장실 타일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빨던 운동화니, 자동차 시트니 하는 것들까지 몽땅 세탁기에 돌려버린다.


2. 신발 신고 카펫 밟기


밖은 오염되어서 발등이 노출되는 슬리퍼는 신고 다닐 수 없지만, 이미 오염된 신발을 신고 집안을 돌아다니는 것은 괜찮은 쉘든. 물론, 극 중 대사를 보면 쉘든은 카펫 샴푸(Carpet Shampoo, 카펫에 거품을 내어 청소하는 것. 평소에는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가끔씩 카펫 샴푸를 해준다.)를 즐겨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신발을 벗고 실내 생활을 하며, 방바닥은 아침저녁으로 쓸고 닦고, 스팀청소기까지 돌려주는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낯설기만 하다.



많은 한국인들은 카펫이 아니라 마루가 깔린 아파트를 선호하는 편이다. 마루 쪽이 청결하게 유지하기도 쉽고,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에게 카펫 생활은 고역이기 때문. 물론, 마루가 깔린 아파트는 대개 새로 지어 비싼 건물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게는 그림의 떡이다.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얼른 카펫 샴푸나 한번 하자고 꼬셔야겠다.



3. 이 닦는 게 역겨워!?


마지막으로 소개할 남다른 위생관념은 바로 '이 닦기'이다. 지금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하겠다. 미국인들은 학교나 회사와 같은 공중 화장실에서 절대 이를 닦지 않는다. 그러니까 회사로 출근해서 하루 종일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하루 종일 이를 닦지 않는 것이다! 한국 회사에서는 거의 모든 직원들이 책상 서랍에 칫솔과 치약을 넣어놓고 점심을 먹고 모두 이를 닦으러 다녔었다. 치아 관리를 위해서 그리고 한국 음식이 워낙 냄새도 강하고, 이에 끼기 쉽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에티켓으로 이를 닦는다. 하지만 이를 똑같이 미국에서 하다가는 정말 야만인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출처 : Yelp



위의 이미지는 옐프에서 '공중 화장실에서 이 닦기 찬성 혹은 반대'라는 주제의 토론 페이지이다. 보시다시피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를 하고 있다. 반대하는 이유는 음식물과 치약을 공중 세면대에 뱉어내는 행위가 역겹다 disgusting던지... 세면대에 세균을 뱉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타인의 건강을 해친다던지 등이다. 정작 본인들의 치아 건강에는 신경도 안 쓰는 모양이다.



개인의 치아 건강을 위해 꼭 직장에서 이를 닦고 싶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다른 몇몇 포럼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신통방통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1. 물병을 2개 준비한다. 하나로는 입을 헹구고, 다른 하나에 치약 거품을 뱉어낸다. 퇴근 후, 집으로 가져와 집에서 물병을 씻는다.

2. 물병을 들고 화장실 변기 칸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물병의 물을 이용해 이를 닦고, 변기에 치약 거품을 뱉어낸다.



몇 가지만 살펴보았을 뿐인데 정말 생각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문화의 차이를 느끼고 배우는 것이 바로 타지 생활의 묘미이자 어려움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