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학회 일정이 잡히고 우리는 잠시 고민을 했다. 남편 혼자 가볍게 다녀올 것인가. 다같이 갈 것인가.


남편 혼자 LA다녀오나 같이 다녀오나 어차피 애 데리고 혼자 24시간 1주일 고군분투 해야하는거... 날씨 좋은 캘리포니아에서 하자 싶어 같이 가기로 했다. 남편은 아침 일찍 학회에 갔다가 모임하면 밤 늦게 들어오고 또 주말에는 못 만났던 지인분들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냥 아기와 함께 시간을 잘 보내고, 한인타운에서 먹고 싶던 음식이나 실컷 먹고 오는 정도를 생각했다.



아기와 함께 가는 거라서 짐이 상당했다. 더군다나 경비를 줄이기 위해 카시트와 휴대용 크립까지 짊어지고 갔으니 ㅠㅠ 정말 짐 끌고 다니느라 고생을 했다. (10개월 아기와 미국 국내선 비행이야기는 여기에.. ☞ [아기와 나 in L.A] 버진 아메리카 항공 이용 후기)




남편이 학회에 가서 열심히 쏼라쏼라~ 하는 동안 아기와 나는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코딱지만한 한인타운 호텔에서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기저귀 갈아주고..



매일 H마트 내에 있는 파리바게트에 들려 남편이 아침으로 먹을 빵과 아기 이유식으로 먹을 식빵을 샀다. 단호박참깨식빵을 아주 잘먹음.


이유식은 크게 어려울게 없었다. 왜냐면 나는 이유식을 대충 주니까! 파리바게트에서 산 식빵 떼어주고, 랄프 Ralph에서 산 딸기 잘라주고, 귤 주는 식이었다. 식당에가면 만두 속을 주거나 국에 밥말아 먹이거나 하면 되고ㅎㅎ



지하철을 타고 다운타운 구경을 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커피빈/공차/파리바게트는 중간중간 틈틈히 다니며 먹어주는 센스~


(지하철 타고다니며 LA 관광하는 이야기는 여기에.. ☞ [아기와 나 in L.A] LA지하철타고 다운타운 관광하기)




아기의 텀에 맞추어 관광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할 때도 있고, 너무 아침 일찍 움직여 가게들이 다 문 닫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사진을 보면 뿌듯함까지 있다.


시차 2시간과 중간에 썸머타임이 시작되어서 원래 아기의 바이오 리듬과 3시간이라는 시차가 생겨버렸다 ㅡ,.ㅡ 아침 6시면 일어나주는 아기 덕분에 강제로 아침부터 관광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침에 아기 이유식 먹이고 옷입히고 9시 쯤 나와서 1군데 관광하고, 숙소로 돌아가 다시 이유식 먹이고 씻기고 낮잠을 재우고 일어나면 3~4시 쯤 밖으로 나와 또 1군데 관광을 했다.


아기가 잘 때는 나도 무조건 숙면을 취했다. 어차피 한 방을 써야해서 아기 자면 불끄고 조용히해야하니 딱히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돌아다닐 때 잠이 들면 화가 났다ㅋㅋㅋ 밖에서 열심히 봐야 숙소가서 푹 자는데... 밖에서 잠들면 마음이 조급해짐. 


아트 디스트릭트에서 계속 잠을 자서 사진을 거의 못찍고 유모차 세워서 한 컷 찍어줬다. 잘 자길래 쉬려고 카페 들어갔더니 번쩍 눈을 떠주고 유모차에서 나오겠다 서겠다 난리부려주는 센스.



둘째날까지는 그래도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했으나 아기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거의 테이크 아웃해서 먹거나 H마트에서 간단히 순대 같은 거 사서 먹었다 ㅠㅠ 아이를 데리고 식당이나 카페를 가는건 너무 난이도가 높은 과제!



그리피스 천문대에서는 이상하게 잔디밭에 꽂혀서 (아마도 우리 동네에서는 잔디를 아직 볼 수 없으니까... 거의 난생 처음 본 풀이라서인지?) 잔디밭에서 실컷 놀고... ㅋㅋㅋ 즐기는 포인트가 우리와 다르지만 그래도 본인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누렸던 아기.


사실 다운타운을 벗어나서 비치도 보고, 디즈니랜드도 가고 해야 캘리포니아를 즐긴건데... 아쉽게도 노숙자 천지에 지저분한... 다운타운만 아기와 실컷 돌다가 돌아온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큰 기대 없이 갔는데 나름대로 볼 건 또 다보고 와서 기대 이상의 여행을 했다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또한 캘리에서 살고 계시는 지인분들 댁에 찾아가 사는 이야기도 듣고 하면서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다음에 아기가 좀더 커서 디즈니랜드도 가고, 영화사 투어도 할 수 있을 때 다시 와서 여행하고 싶다 ^^



여행 중이나 끝나고 돌아와서나 아기는 아픈 곳 하나 없었고, 여행 기간 동안 더 자라서 왔다. LA에서부터 기기 시작해서 이제는 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정작 여행 후 어려웠던 건 시차 적응이었다. 위에도 썼지만 중부와 서부는 시차가 2시간 나고, 또 여행 중간에 썸머타임까지 시작되어서 원래 아기 생활 패턴에서 3시간이나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집에 돌아와 1주일은 거의 프로그램도 못가고ㅋㅋㅋ 아기와 나는 10시까지 늦잠자고.. 1주일 정도 있으니 이제 슬슬 패턴이 잡혔다.